여기도 저기도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 금용사 혜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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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17.07.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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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은 만고 필요 없다

공원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합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공원 자락에 자리한 금용사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아담하고 오목조목한 경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해맑은 미소로 오는 이를 반기는 혜선 스님을 만난다. 혜선 스님은 2007년에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백주년기념관 건립기금을 전달했고, 2010년에는 장학금 천만원을 기탁하면서 혜선장학회를 설립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3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장학금을 주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었어요. 오래 생각만 가지다가 시작을 안 하면 안 되겠다 싶어 학교에 찾아갔지요.”

혜선 스님은 어디든 불교와 인재불사를 위한 곳이라면 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여기도 주고 싶고, 저기도 주고 싶고조급한 마음이 있다면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뿐이었다.

스님은 만고 필요 없어요. 이런 데 안쓰면 어디 쓰겠어요. 베푸는 것, 보시(布施)밖에 없지요.”

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혜선 스님의 뜻은 금용사의 행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금용사는 복지관을 운영하며 매주 금요일마다 독거어르신들에게 반찬을 배달하는 일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학교와 병원 등에도 남모르게 기부를 해오고 있기도 하다.

주는 마음은 크지만 특별히 바라는 건 없다.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면 된다. 한 번이라도 불법(佛法)을 알고 지나가면 더 좋겠다는 바람이란다. 학교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면 된다며, 잘하고 있다는 격려뿐이다.

 

마음을 비우고 배려하세요

대구 금용사는 원래 공원 큰 길 밑에 있었는데 두류공원이 생기면서 길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1986년 대구에서 개최한 전국체전 때 현재 자리로 이전했다. 사찰을 중창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에는 옮겨갈 부지를 구하지 못해 힘들었고, 부지가 해결되고 나서도 불사를 하는 6개월 동안 인부들이 먹고 남긴 라면으로 끼니를 이어가야 할 만큼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30년이 흘렀다. 힘들었던 지난 일을 이야기하는 혜선스님은 어려울수록 더 마음을 비우게 되고, 많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어진다마음을 비우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법문한다. 한 발 물러서면 다툼이 없고, 서로 좋은 일이 생긴다 한다.